“어떤 치과에서는 조금 더 지켜보자고 하고, 어떤 치과에서는 지금 당장 턱을 넓혀야 한대요. 도대체 어느 타이밍이 맞는 건가요?”
“아직 어린아이인데 입안에 번거로운 장치까지 끼우며 고생시키는 건 아닐까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
초등학생 자녀의 손을 잡고 교정 상담을 받으러 오신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유독 다른 진료보다 고민의 깊이가 깊다는 것을 느낍니다. 내 아이의 평생 골격과 치아 건강이 걸린 문제인 만큼, 부모님 입장에서 신중해지고 방어적인 마음이 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특히 소아 교정을 알아볼 때 부모님들을 망설이게 만드는 진짜 염려는 따로 있습니다.
- 첫째, “우리 아이에게 지금 이 치료가 정말 필요한 적기가 맞을까?” 하는 시기에 대한 의문
- 둘째, “더 편해 보이는 투명한 장치도 있다는데, 아이가 아프거나 고생하진 않을까?” 하는 장치 선택에 대한 불안감
- 셋째, “어릴 때 힘들게 넓혀놓았는데 나중에 다시 돌아가면 어쩌지?” 하는 재발에 대한 걱정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부모님들을 위해, 오늘 그 염려들을 과학적 근거와 실제 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나씩 다듬어 드리려 합니다.
안녕하세요. 인천 송도에서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돕고 있는 치과의사 홍현기입니다. 저는 연세대 치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치과교정과, 통합치의학과, 성장의학까지 국내에서 몇 안 되는 3개 전문 전문의 자격(트리플보드)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10년 이상 1,000건이 넘는 성장기 비수술·비발치 교정을 진행하며 제가 지켜온 신념은 ‘아이의 바른 성장이 방해 받지 않도록 도와주는 길잡이가 되자’ 입니다. 무리한 계획보다는 성장판이 열려 있는 골든타임을 이용해 아이에게 큰 통증을 주거나 불필요한 고생을 시키지 않도록 늘 최적의 계획을 고민하는데요, 오늘 전해드리는 이야기는 아이 입안을 보며 밤잠을 설치시는 부모님들께 명확하고 따뜻한 기준을 드리고자 의사가 직접 쓰는 진심 어린 칼럼입니다. 딱 3분만 집중해 주세요.

💡 Q1. 왜 새 이(영구치)가 나오지 못하고 잇몸 속에 묻히는 걸까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영구치가 맹출하여 들어설 방(턱뼈 공간)이 너무 좁기 때문입니다.
쉽게 비유해 보겠습니다. 거실 평수는 그대로인데, 기존보다 크기가 2배 가량 큰 가구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가구끼리 꽉 끼어서 들어오지도 못하고 현관문 밖에 걸려버릴 것입니다.
우리 아이 입안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새로 나오는 영구치는 유치(젖니)보다 크기가 1.5~2배 가량 큽니다. 아이의 턱뼈 성장이 유독 느리거나 작다면, 새로 나오는 큰 치아들이 자리가 없어 결국 잇몸 뼈 속에 갇히는 매복치가 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지게 됩니다. 특히 송곳니는 앞니와 큰어금니가 다 나온 뒤 가장 마지막에 틈새를 비집고 나오기 때문에, 공간이 부족할 때 가장 쉽게 뼈 속에 묻히는 치아입니다.

영구치 앞니(노란색)와 유치 앞니(빨간색)의 크기차이
💡 Q2. 턱뼈가 좁아 실제로 영구치가 걸려 못나오는 아이의 치료 과정은 어떤가요?
저희 연세닥터홍교정치과에서는 고정식 악궁확장장치(RPE)를 통해 위턱뼈 자체를 넓혀 영구치 자리를 만듭니다.


걸려있는 양쪽 영구치 큰어금니 / 나올 공간이 없는 아래 송곳니
실제로 저희 교정치과를 찾아온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의 치료사례를 통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아이는 어린이치과에서 턱이 좁아 새 이가 나오지 않는다는 진단을 받고 본원에 내원했습니다. 정밀 검사 결과, 상악(위턱)이 너무 좁아 평생 써야 할 영구치인 상악 제1대구치(위쪽 큰어금니)가 앞에 있는 유치 밑에 파고들어 걸려 있는 상태였습니다. 범퍼가 앞차 밑에 끼어 꼼짝 못 하는 자동차처럼 영구치가 가로막힌 것이죠.

앞 유치에 영구치 큰어금니가 걸려 못나오고 있다
뿐만아니라 좁은 턱으로 인해 앞으로 올라올 양쪽 위 송곳니와 오른쪽 아래 송곳니가 들어설 공간도 사라진 상황이었습니다. 이 상태를 방치해 영구치가 갇혀 못나오게 되면 잇몸을 째고 치아를 강제로 끌어당기는 매복치 견인 수술을 해야만 합니다. 치료는 가능하지만 수술을 해야하기 떄문에 여러모로 아이들이 힘들어하죠.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 일은 없어야 겠죠? 그래서 전 이런 경우, 아이가 수술의 힘듦와 통증을 겪지 않도록 예방적으로 턱뼈를 넓히는 치료를 합니다. 턱뼈를 확장하는 이 과정을 흔히 ‘악궁확장’ 이라고 부르죠.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고정식 악궁확장장치(RPE) 장착: 위턱뼈의 공간 확보와 걸려있는 영구치 큰어금니 꺼내기

고정식 악궁확장장치 설치
좁은 턱을 넓히기 위해 입천장에 고정식 악궁확장장치(RPE)를 설치합니다. 크고 무시무시해 보이지만 치과용 접착제로 치아에 반지를 거는 방식이기 때문에 불편함은 있지만 다행히 통증은 없습니다. 장치를 돌리면 아직 굳지 않은 상악골(위턱뼈)이 좌우로 벌어지면서 넓어집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우리 위턱이 성장기에는 2개로 나눠져 있기 때문입니다.(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하나로 붙어갑니다) 근본적인 방 크기가 커질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동시에 악궁확장장치를 지지대 삼아 걸린 위쪽 큰어금니(상악 제1대구치)를 뒤로 밀어줍니다. 확장이 잘 되면 사진에서처럼 앞니쪽에 공간이 확보되고 어금니도 뒤로 잘 빠져나오게 됩니다.


확장과 어금니를 뒤로 미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 (치료기간 단축)
2단계: 앞니 배열 및 모아주기: 넓어진 공간을 활용해 앞니를 모아 송곳니 공간 확보

앞니를 모아 송곳니 자리를 확보
확장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위 영구치 앞니에 장치를 붙여 가운데로 모아줍니다. 벌어진 앞니를 모아주기도 하지만 가장 큰 역할은 옆에서 나올 송곳니가 묻히지 않도록 최대한 공간을 많이 확보하는데 있습니다. 치료경과 사진을 보면 앞니가 모이면서 송곳니 자리가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3단계: 아래턱(하악)의 악궁확장: 하악 치열의 확장


아래턱 악궁확장 후 공간이 생겨 송곳니가 올라오는 모습
그럼 아래턱은 어떻게 치료할까요? 아래턱(하악)은 위턱(상악)과 다르게 한 덩어리의 통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즉, 구조적으로 위턱처럼 턱 자체를 넓힐 수는 없기 때문에 치아를 양옆으로 밀어 공간을 확보합니다. 쓰러져있는 치아를 양옆으로 세우는 원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아래치열의 악궁확장은 사진에서처럼 교정장치를 붙이거나 꼈다뺐다하는 가철식 확장장치를 활용합니다. 서서히 치아를 밀면 없던 송곳니 공간이 만들어집니다. 아래 송곳니가 이쁘게 올라오는게 보이죠?


치료 후 걸렸던 양쪽 어금니가 잘 나오고 공간도 많이 확보됨
공간이 확보되면 치료가 종료됩니다. 치료 기간은 총 12개월이 걸렸는데요, 이 나이대에선 보통 1년 정도면 자리를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이 시기 교정의 목적은 완벽히 치아를 배열하는게 아니라 영구치가 문제없이 나오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나중에 성인이 되어 생니를 뽑아야했을지 모르는 리스크를 초등학교 시기에 안전하게 예방했다고 할 수 있죠^^
💡 Q3. 악궁확장을 하면 실제로 얼굴이 넓어지나요?
정밀한 진단 하에 필요한 만큼만 넓힌다면, 외형상 얼굴이 넓어지진 않습니다.
고정식 악궁확장장치(RPE) 치료를 앞두고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해부학적으로 위턱뼈는 코 및 광대뼈 주변 골격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확장을 진행하면 얼굴 중심부가 넓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맞춤형 확장량의 조절입니다. 아이마다 필요한 공간의 양과 실제 골격의 한계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희 치과에서는 디지털 정밀 진단을 통해 아이의 현재 교합 상태와 안면 윤곽의 균형을 분석합니다. 전체적인 얼굴 비율을 깨뜨리지 않는 안전한 범위 내에서만 확장을 진행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앞서 소개해 드린 초등학교 3학년 아이의 경우에도, 치료 전후 사진을 비교해 보면 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만 있을 뿐 얼굴 전체의 넓이와 비율은 유지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아이들의 안모 성장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연세닥터홍교정치과의 치료 노하우입니다.
💡 Q4. 인비절라인 같은 투명교정장치로도 똑같이 턱뼈를 넓힐 수 있나요?
인비절라인 같은 투명교정장치는 골격 자체를 넓히기보다 치아를 바깥쪽으로 밀어내는 원리이므로, 골격 자체가 좁은 아이에게는 고정식 악궁확장장치(RPE)가 더 효과적입니다.

최근 탈부착이 가능한 인비절라인 같은 투명 장치를 소아 악궁확장에 적용하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인비절라인은 근본적으로 턱뼈를 넓히는 장치가 아닙니다. 치아를 옆으로 밀어내는 원리죠. 과거의 꼈다뺐다하는 가철식 악궁확장장치와 같은 원리입니다. 즉, 고정식 악궁확장장치와 인비절라인(또는 가철식 악궁확장장치)은 서로 공간을 만들어내는 해부학적 접근 방식에서 명확한 차이가 있습니다.
| 비교 항목 | 고정식 악궁확장장치 (RPE) | 투명교정 (인비절라인) 및 가철식 장치 |
| 확장 메커니즘 | 위턱뼈(상악골) 자체를 넓히는 골격적 확장 | 치아만 바깥쪽으로 밀어내는 치성 확장 |
| 장기적 공간 유지 | 한번 만들어진 뼈는 줄어들지 않으므로 재발 위험성 낮음 | 치아가 원래자리로 돌아가려는 힘 때문에 공간이 다시 줄어들 수 있음 |
| 환자 협조도 | 입안에 장치가 고정되므로 아이의 협조 불필요 | 꼈다 뺐다 하므로 지정된 착용 시간(22시간) 준수 필수 |
| 주요 추천 대상 | 근본적인 턱뼈 확장 및 영구치 묻힘(매복) 예방 | 경미한 치열 부조화 및 철저한 장치 관리가 가능한 경우 |
따라서 진성으로 턱뼈가 좁은 아이들은 고정식 악궁확장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합니다. 턱이 좁은데 치아를 밀기만 하면 나중에 나사를 박는 확장장치(MARPE)를 써야하는 상황을 마주하기 때문이죠. 아이가 아프지 않게 치료받는 것이 저의 진료철학 중 하나 입니다.

💡 교정의사로서 부모님들께 드리는 진심 어린 당부
성장기 교정은 외모를 예쁘게 만드는 미용 치료가 아닙니다. 뼈의 크기가 작아 치아가 못 올라오고 있다면, 턱뼈가 제 크기대로 자라나도록 도와 자연치아가 스스로 올라올 길을 터주는 ‘골격적 예방 치료’입니다. 나무가 비뚤게 자라기 전에 미리 지지대를 대어 곧게 자라도록 돕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에 부모님이 가지셨던 치료 시기에 대한 불안감, 재발에 대한 염려는 아이의 성장 단계에 맞는 정확한 치료계획을 선택하는 순간 자연스럽게 해소됩니다.


이렇게 2-3가지 엑스레이만 찍어보면 됩니다
꼭 저희 병원에 오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만 7~8세)이 되었다면, 근처의 신뢰할 수 있는 치과교정과 전문의를 찾아가 6개월에 한 번씩 꼭 파노라마를 포함한 기본 엑스레이를 찍어보세요. “우리 아이 새 이가 올라올 길은 안전하게 열려 있나요?” 이 질문 한 마디면 충분합니다. 부모님의 올바른 장치 선택과 작은 관심이, 우리 아이가 평생 쓸 소중한 자연 치아를 건강하게 지켜내는 첫걸음이 됩니다. 아이들의 건강하고 바른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인천 송도에서, 우리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만들어가는 교정과전문의 홍현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게제된 임상 사진은 환자동의를 받아 동일한 조건과 환경에서 촬영하였으며 동일인물입니다. 치료 기간: 2024.11.29 ~ 2025.11.22. 본 임상 정보는 의료법 제23조 및 제56조를 철저히 준수하여 의사가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소아 성장기 교정은 아이의 골연령과 협조도에 따라 치료 기간 및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의 세밀한 상담이 필수적입니다.